아직 시간이 일러 영업을 시작하지 않은 강남의 주점 앞에 고양이가 웅크리고 있습니다.

고양이 사료가 알알이 흩뿌려진 것으로 보아, 근처에 밥 주는 사람이 있는 듯합니다.

고양이는 이른 저녁을 먹으러 나왔던 것인지, 떨어진 사료알을 주워먹던 그 자세로

등 근육을 긴장시키며 동그랗게 얼어붙었습니다.

여름철엔 시원해 보였을 술 광고도 겨울에 보니 선뜻해 보여 추운 느낌을 더합니다.

경계심에 찬 얼굴로 몸을 숙이고 귀를 뒤로 날리며 관망하는 오렌지 고양이입니다.

달아날까 말까 머릿속으로 가늠하고 있는 것입니다.

흰 털신을 신고 있지만, 모양만 그럴듯해 추위를 견디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한때 강남의 소비문화를 상징했던 '오렌지'라는 단어도, 오렌지 고양이에게는

그저 자신과 상관없는 '남의 일'일 따름입니다.


바삐 지나치는 사람들이 굳이 발밑까지 보려 하지 않으니, 잘 보이지는 않지만

주택이 드물고 주점만 즐비한 이곳에도 길고양이가 살고 있습니다. 
  1. 탐진강
    2010.12.25 15:34

    베스트 블로거 축하드립니다.

    크리스마스 잘 보내세요
    앞으로도 훈훈한 글 부탁해요

    아자~~~

  2. 비비안과함께
    2010.12.25 15:56

    여기는 꽤 남쪽인데도 오늘 엄청난 바람과 추위가...ㅠㅠ감히 집밖엘 나갈 엄두가 안나는 크리스마스입니다. 커플들 돌아다니는 꼴보기 싫다고 언제나 크리스마스에는 폭설이 내리게 해주소서 강추위가 몰아치게 해주소서 했던 기도발이 이제서야 나타나는 듯 합니다만 눈꼴이 시어도 이제 길고양이들 생각하면 그런 기도는 관둬야겠어요...예쁜 노랑이인데 주변에서 밥이나 좀 얻어먹나 모르겠어요. 완전 조용한 주택가보다는 주점들이 있는 곳이 오히려 주민들이 소음에 무심해서 길냥이들에게 차라리 무심함에 가까운 관대함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상점 문 색깔이랑 절묘하게 냥이의 털코드 색이 깔맞춤이네요^^추워도 힘내자 오렌지냥!!!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6 11: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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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고 뭐고 대부분 집에서 보내는지라, 별로 명절 실감은 안 나네요^^
      식당이나 가게에서 무심한 듯 밥을 내놓는 경우도 종종 있나 봐요. 그래서 고양이도 살 수 있는 것이겠지요.
      이날은 오렌지색 배경에 오렌지색 털옷냥이라 더 눈길이 갔습니다.

  3. BlogIcon 소춘풍
    2010.12.25 16:22

    눈에서 빛을 내면서, 경계의 레이저를~ ^^
    강남 오렌지 고양이, 녀석 근처도 못가겠어요;;

    오늘은, 애기가 피눈물을 흘려서...ㅠㅠ
    크리스마스에 불야불야입니다. 에고;;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6 11: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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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기가 눈이 아픈가 봐요. 크리스마스에 어쨌을지 걱정이네요.
      병원들도 노는 곳이 많았을 텐데...고양이가 갑자기 아프면 큰 걱정이죠.
      별 일 없었으면 좋겠네요.

  4. BlogIcon 비바리
    2010.12.25 21:55

    오렌지 고양이의 눈빛이 예사롭지가 않네요.
    와우`~~~~

    고경원님 우수 블로그 선정
    진심으로 축하드려용.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6 11: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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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고양이의 눈빛이 찌릿!하죠? 사실은 경계하는 눈빛이라 겁먹은 것이지만..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비바리님은 3년 연속 선정되셔서 더욱 큰 기쁨이 있으셨을 듯하네요.
      올 한 해 좋은 글과 사진으로 행복하게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5. BlogIcon 세미예
    2010.12.25 22:34 신고

    표정이 예사롭지 않군요.
    우수블로그 선정 축하드립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6 11:3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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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연시로 한참 바쁘실 때 이렇게 찾아와주시고 축하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미예 님도 축하드려요.
      내년에는 또 다른 고양이 이야기와 인터뷰 이야기로 찾아뵙도록 할게요~

  6. BlogIcon 권양
    2010.12.26 11:39

    고경원님 우수블로그 선정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ㅉㅉㅉ
    오렌지빛 냥이의 경계심이 참으로 측은하면서도...맘이 짠..해집니다..힘내렴 오렌지 길냥씨..

  7. BlogIcon misszorro
    2010.12.27 22:07 신고

    오렌지 고양이의 경계심 어린 눈빛이 안타깝네요
    저도 곧 이사를 해서 길냥이들을 돌보겠다는 2011년 목표를 세웠답니다
    응원해주세요^^ 우리 길냥이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줄수 있게용~^^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8 11: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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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고양이에게도 관심을 나누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고양이를 보는 시선이 조금씩만
      따뜻해진다면, 거리의 고양이들도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8. BlogIcon Laches
    2010.12.28 07:54 신고

    오랜시간 방황하다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와봅니다. 잘지내셨나요?
    우수블로그에 선정되셨나봅니다. 축하드려요.^^
    오랜만에 읽어보는 경원님의 글이며 오랜만에 보는 길냥공들의 사진에 가슴이 뭉클해 오네요.

    오렌지색이라 따뜻해보일만도 한데 푸른색과 어울리니 왜이리 추워보이는지.
    그래도 눈이며 바람이며 잘 이겨내고 건강하길....
    오늘도 밤사이 눈이 내렸는지 꽤나 쌓였네요.
    대구가 이지경이니 다른곳은 어떨지..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28 11: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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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쁘게 지내다보면 블로그를 한동안 못할 때가 있죠. 저도 연말이라 정신이 없어서
      며칠 새 글을 못 쓰기도 했어요. 그래도 블로그는 계속되니까^^
      서울에도 밤새 눈이 많이 내렸어요. 아침에 창밖을 내다보니 차도는 눈을 치웠는데
      화단에는 눈이 많이 쌓였네요. 추울 때일수록 잘 먹고 다녀야 힘이 나는데
      겨울만 되면 길고양이들 걱정에 한숨이 나옵니다.

★ 길고양이를 향한 따뜻한 응원 감사드려요~ 문의사항은 catstory.kr@gmail.com로 메일 주시면 확인 후 회신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