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작가 한 분을 만나고 돌아나서는 길에, 젖소무늬 고양이를 만났습니다.

어느 가게에선가 내놓은 사료를 맛있게 먹고 있다가, 인기척을 느끼고는

화들짝 달아납니다.

네 발 달린 동물의 빠르기를 두 발 달린 동물이 따라잡을 수는 없습니다. 

실은 따라잡지 않는 게, 두근두근 떨리는 심장을 안고 달아나는 고양이에게는

더 안심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굳게 닫힌 셔터문처럼, 자신을 가둘지
모를 세상으로부터 달아나는 고양이.

길고양이는 자신에게 금지된 것이 너무나 많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뜻한 집, 맛있는 밥, 온전한 수명.

어디서 누구에게 태어났는지에 따라 그것은 온전히 고양이의 것이 되기도 하고

고양이에게 금지된 것이 되기도 합니다.

달아나는 고양이를 찍을 때면, 카메라를 든 손이 자꾸만 무거워집니다.
  1. BlogIcon 새라새
    2010.12.11 12:21

    제대로 빨려 들어 가는데요 ㅎㅎㅎ
    즐거운 주말 되세요..^^

  2. BlogIcon 초록누리
    2010.12.11 12:31

    먹을 것도 편히 먹지 못하고 인기척에 도망가야 하는 길고양이..
    보호본능과 도망본능이 왠지 마음 아프네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11 19: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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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도시에서 살아남으려면 그 정도의 경계심은 꼭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안쓰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은 마음도 그런 까닭에서이지요.

  3. 미첼
    2010.12.11 12:54

    오늘 게시물도.. 코끝 찡하게 맵네요.
    몇년째 밥을 주는 아이들이 온전히 곁을 내주지않음이 차라리 다행일때가 있어요. 멀찍이서 배보이며 애교 부리는것만 봐도 전 그냥 엄마미소.. 그냥 건강하게만 지내주는것만도 감사해요. 그럼에도 고양이 언어가 가장 절실할땐, 밥 얻어먹으러 오는 옆동네냥이들이 제 작은 기척에도 화들짝 놀라며 도망갈땐, 해치지않아, 밥이라도 양껏먹고가, 언제든지와도돼, 라는 말을 해주고싶을때..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11 19: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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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가 육감으로 사람의 생각을 어느 정도는 읽기는 할 텐데
      그래도 온전한 소통은 되지 않는 게 아쉽죠. 그래도 오늘 하루 밥 굶지 않았구나 생각하면
      조금은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손타지 않게 하는 건 잘하신 거예요.

    • 새벽이언니
      2010.12.1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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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제가 밥주러 갈때 저인줄 알면서도 움찔움찔 놀라던 삼색이를 위해서 일부러 쭈쭈쭈쭈쭈쭈... 이러면서 가곤 했답니다
      그럼 녀석도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는거 같았구요
      다른 녀석들은 밥이다~ 이러고 마중 나오더군요;;

  4. 소풍나온 냥
    2010.12.11 13:18

    참....안쓰럽기는 해도...또 저래야 살아남으니까요.....복잡해요~ ㅜㅡ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11 19:3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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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고양이의 삶이란 잠시 머물렀다 달아나는 일의 반복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길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5. 대빵
    2010.12.11 13:29

    블로그를 하며 반려동물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안쓰러운 고양이.. 개..

  6. BlogIcon 빛무리
    2010.12.11 14:15

    따지고 보면 서글픈 모습인데도... 사진에 비친 모습은
    아주 시원하게 질주하는 멋진 포즈처럼 느껴지네요...^^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11 19: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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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달아나서, 고양이를 얽매는 세상의 시선으로부터도
      훌쩍 달아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흐릿하게 멀어지는 고양이를 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7. 비비안과함께
    2010.12.11 15:56

    무서운 뉴스를 전해들으면서 마음 한켠에서는 나와 함께하는 고양이의 무사함에 안도하는 마음이 조금 있었습니다. 무슨 연관관계가 있는 것인지 제 마음을 잘 분석해보지는 않았지만 철렁하는 마음과 왠지 한번더 내 고양이를 품에 안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게 되더군요. 비비안은 아버지와 함께 산지도 벌써7개월 째입니다만 아직도 완전히 마음을 열지 않고 있습니다. 길냥이 시절에 몸에 익힌 경계심일까요? 아님 그냥 오직 저와 함께한 시간이 길어서일까요...평소에는 그 소심함에 걱정도 되고 좀 서운하기도 했는데 하수상한 시절에 이상한 사람들이 어디에서 나올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경계심 많은 길냥이들을 보면서 서운함보다는 그래 경계심을 가져야지...라고 주억거리게 되는게 슬픈 오늘입니다.

    • BlogIcon 야옹서가
      2010.12.11 19: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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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이켜보면 스밀라도 저희 집에서 완전히 편안하게 지내게 된 것은 한 1년쯤 걸린 것 같아요.
      처음 왔을 때 경계하고 겁먹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은 너무나 느긋한 모습.
      이 집이 내 집이다 하고 철썩같이 믿는 모습이 참 좋아요. 언제까지나 그 믿음을 지켜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8. BlogIcon 소박한 독서가
    2010.12.11 21:22

    저희 아파트에도 길고양이가 한 마리 있더군요.
    누가 버린건지, 도망나온건지..볼 때마다 마음이 짠하지만 어쩔 수 없이...

  9. BlogIcon 권양
    2010.12.12 02:09

    빛의속도로 달아나는 길고양이의 모습을 보면 맘한켠이 아립니다 ㅜ,ㅜ
    너무 미안하고..얻어먹는 밥마저도 맘놓고 못먹게만든 이현실이..마냥..
    미안하고..미안하네요 ㅜ,ㅜ 그래도 힘내주길..견뎌주길..


  10. 2010.12.12 03:50

    비밀댓글입니다

  11. 새벽이언니
    2010.12.13 12:01

    이런;;;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폐를 끼친게 되는군요;;
    쯥...

★ 길고양이를 향한 따뜻한 응원 감사드려요~ 문의사항은 catstory.kr@gmail.com로 메일 주시면 확인 후 회신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