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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으로 마른 풀 씹는 길고양이 골목 산책 중에 만난 길고양이가 따뜻한 볕을 즐기며 화분에 앉아 있습니다. 까칠한 마른 풀 옆에 자리를 잡더니 킁킁 냄새를 맡아봅니다. 마른 풀에서는 아직 겨울 냄새가 날 텐데, 고양이는 무슨 냄새를 맡을지 궁금해집니다. 냄새를 맡는 것으로는 성이 차지 않았는지 혀를 낼름 내밀어 맛을 봅니다. 남아 있는 풀의 모양새로 보아 고양이들이 즐겨먹는 고양이풀 같지는 않은데, 고양이에게는 평소 맛보던 맛이 아니어서 더 호기심이 생긴 모양입니다. 저때만 해도 그냥 마른풀 줄기에 턱을 몇 번 긁고 말겠거니 했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는 길고양이. 급기야 "앙!"하고 입을 크게 벌려 마른 풀줄기를 아작아작 씹어버립니다. 꽤 흐뭇한 얼굴로 오랫동안 풀을 씹고 있는 걸 보니 "간식은 이렇게 바삭바삭한 것이 제맛이지.. 2013. 4. 17.
홍대앞 카페꼼마, 길고양이 사진전(5월 12일까지 연장!) 홍대 주차장 골목 북카페 '카페꼼마'에서 4월 22일(월)까지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출간기념전을 엽니다. *추가: 여러 분들의 호응 덕분에 전시가 5월 12일(일)까지 연장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액자를 걸기는 좀 애매한 공간이다 보니, 액자 대신 종이에 인쇄한 사진패널을 만들어서 걸었네요.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색감이 조금 다르지만, 책보다는 좀 더 큼직한 크기로 길고양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전시된 사진패널은 표지사진 포함 총 11점입니다.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샘플북도 무료로 나눠드리니 사진도 보시고 샘플북도 받아가세요^^ 고동이의 모습.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책 속에 썼던 설명과 함께 사진을 배치해 두었습니다. 2층에 전시된 사진들은 정사각형으로 길고양이의 다양한 일상을 전하.. 2013. 4. 14.
턱시도와 삼색의 오묘한 조화, 특이한 무늬의 고양이 삼색무늬 고양이는 길에서, 혹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한 무늬의 고양이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절반은 턱시도 무늬이고, 절반은 삼색무늬인 고양이를 만났습니다. 몸의 오른쪽은 얼굴부터 다리까지 턱시도 무늬인데, 왼쪽 절반이 삼색입니다. 사진을 반반씩 가려놓고 보면 녀석의 독특한 무늬가 더욱 실감이 납니다. 특히 흰색 와이셔츠를 턱시도 안에 받쳐 입은 것처럼 역삼각형의 흰색 무늬가 있는 앞가슴털과 까만 스타킹, 찹쌀떡 앞발은 턱시도 무늬 고양이의 특징을 고루 갖추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개를 숙이고 꽃향기를 맡을 때는 여느 삼색무늬처럼 보이는 듯해도, 녀석의 특별함은 감출 수 없습니다. 제가 가지 않고 있으니 신경이 쓰였는지, 슬며서 턱시도 무늬를 감추며 옆으로 돌아섭니다. 이렇게 옆에서만 보.. 2013. 4. 12.
길고양이와 개의 특별한 우정, 네로와 경복이 회사를 다니던 무렵, 출근길 버스에서 내려 대로변에서 골목길로 들어가면 회사까지 빨리 갈 수 있는 지름길이 있었다. 시간이 부족한 아침이면 그쪽으로 자주 다니곤 했는데, 길가에 가끔 털북숭이 검둥개가 나와 있곤 했다. 길에서 동물을 만나면 잠깐이라도 인사하고 말을 건네다가 가지만, 바쁜 출근길에 오래 시간을 낼 수 없는 게 매번 아쉬워서 하루는 점심 먹고 들어가던 길에 그 집 앞으로 다시 찾아가 보았다. 검둥개는 여전히 덥수룩한 얼굴로 대문 앞에 앉아 있었지만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었다. 웬 통통한 삼색 길고양이가 곁을 지키고 있는 게 아닌가. 배가 불룩한 걸 보니 산달이 다 된 모양이었다. 꼬질꼬질한 입성을 보아 길고양이는 틀림없는데, 같은 집에서 사는 상황도 아니면서 경계심이 없다. 아무렇지도 않게 서.. 2013. 4. 11.
한눈팔다 고립된 어린 길고양이 벼가 익어가는 논둑길을 따라 어미 길고양이가 새끼 두 마리를 이끌고 걸어갑니다. 하나는 엄마를 꼭 닮은 진회색이고, 다른 하나는 젖소무늬 고양이네요. 행여나 엄마를 놓칠세라 어린 고양이들은 종종걸음치며 엄마 뒤에 바짝 붙어 따라갑니다. 저벅저벅 뒤따르는 사람의 발소리를 깨닫고 어미 고양이가 가끔 뒤를 돌아보며 경계합니다.어린 고양이들의 발걸음도 덩달아 빨라집니다. 마침 카메라가 없어 휴대폰카메라로 찍을 수밖에 없는 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길고양이 뒤를 따라가 봅니다. 혹시 뛰어 달아나면 새끼들이 따라오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어미 고양이는 걷는 속도만 빨리할 뿐 뛰지는 않고 뚜벅뚜벅 발걸음을 옮깁니다. 어린 회색 고양이는 그런 엄마 뒤를 잘 따라가는데, 젖소무늬의 새끼 고양이는 슬.. 2013. 4. 10.
생선공장 지키는 고양이의 호기심 생선을 다듬고 나면 나오는 부산물을 얻어먹으며 생선공장을 지키는 젖소무늬 고양이가 사람들을 구경합니다. 높이 쌓아올린 생선상자 옆, 조그만 스티로폼 상자가 고양이의 집입니다. 비록 허름하지만 나무 판자로 지붕을 대고 날아가지 않도록 무거운 나무로 버팀목을 만들어놓아 집이 생겼네요. 어린 고양이 한 마리가 어미 고양이 등 뒤로 얼굴을 삐쭉 내밀고 있어서 다가가 봅니다. 새끼고양이의 목에는 목줄을 해두었습니다. 아마 어미 고양이는 외출고양이로 키우면서 공장에 쥐가 찾아들지 않도록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겠지요. 어미 고양이를 묶어두지 않는 건, 새끼가 있는 곳으로 어미가 다시 돌아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양이집 안쪽으로는 물그릇도 따로 비치되어 있어서, 생선공장에서 키우는 고양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린.. 2013. 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