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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친해지기'보다 '편해지기' 낯선 곳을 여행하면서 거리에서 가끔 경험하는 낯선 고양이와의 만남이 있지만, 다닌 지 오래되어 익숙한 곳에서도 세대교체로 인해 예전에는 못 보던 새 얼굴이 기다리곤 한다. 그래서 길고양이와 얼굴을 마주 대한다는 건 익숙해서 편해진 관계를 이어가는 것보다, 새로운 만남과 관계를 그때그때 경험해가는 쪽에 더 가깝다. 낯선 사람에게 고양이가 경계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내가 고양이를 좋아하고 친해지고 싶다고 해서, 고양이 쪽에서도 똑같은 감정을 갖는 것은 아니다. 처음 길고양이를 만나러 다니던 무렵에는, 반가운 마음에 우다다 뛰어갔다가 결과적으로는 고양이가 편히 쉬던 장소에서 쉬지 못하고 도망가게 만들어버렸던 경우가 종종 있었다. 처음에는 내 마음이 성급한 건 생각 못하고, 고양이가 내 마음을 몰라주는 것만.. 2013. 5. 3.
산책하다 개와 마주친 고양이의 반응 갈색 곰 캐릭터인 리락쿠마 캐릭터로 장식한 경차가 귀여워서 가까이 가 본다. 리락쿠마 캐릭터를 좋아하는 차주여서 그런지 차 색깔도 갈색 곰에 어울리는 금빛이다. 보통 별로 신경쓰지 않는 번호판 조임나사 부분에도 리락쿠마와 코리락쿠마 캐릭터를 붙여놓은 모습이 재미있다. 내가 자동차를 사거나 운전하는 일은 없을거라 차 색깔에 대한 고민은 해본 적 없지만, 만약 좋아하는 색깔의 경차를 고르라면 밝은 옥색이 좋을 것 같다. 보통 경차는 밝고 경쾌한 색감을 선택하는 게 대부분인데, 주차장에 있는 경차를 둘러보면 검은색도 적잖게 눈에 띈다. 생각해보니 한국에서는 검은색 경차를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 아무래도 경차를 즐겨 타는 젊은층이 좋아하는 차 색깔은 아니니까. 리락쿠마 경차를 구경하느라 한눈 파는 동안, 주.. 2013. 5. 2.
원하는 그림 고르면 나만의 문구류가 뚝딱-'고양이 문방구' 간식으로 마른풀을 와작와작 씹던 길고양이를 만났던 필운동에는 '고양이 문방구'가 있습니다. 맞춤문구를 제작할 수 있는 곳인데요, 가게 이름 때문에 처음에는 고양이 관련 컨텐츠만 다루는 곳인가 생각했는데, 고양이 그림도 있지만 다른 그림도 많이 있었답니다.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느릿느릿 걸으면 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습니다.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모양의 가게입니다. 창밖에 가게의 로고로 쓰이고 있는 빼꼼 고양이가 눈길을 끌어서 다가가보면 이렇게 내부에는 원하는 종이를 구입한 다음 비치된 스탬프를 찍어 자기만의 노트나 편지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편지지보다는 가게 밖 유리창에서 언뜻 보았던 고양이 파우치가 갖고 싶어 옆방으로 들어가봅니다. 스탬프방 옆에는 맞춤제작형 파우치와 티셔츠, 천가방 .. 2013. 4. 28.
드럼통에 뛰어든 길고양이, 뭘 봤을까 돌담 위에서 놀던 길고양이 한 쌍이 드럼통 앞에 문득 멈춰선다. 드럼통 안에 뭔가 맛있는 냄새라도 났던 것일까? 돌담을 떠나지 않고 배회하는 뒷모습이 심상치 않다. 금세라도 드럼통을 향해 뛰어들 기세다. 올블랙 고양이가 먼저 정탐을 한 뒤에, 돌담 아래로 뛰어내린 채 대기하고 있는 고등어무늬 고양이를 부른다. "어이, 이것 좀 봐. 여기 괜찮은 게 있다고" 하는 표정이다. 먼저 드럼통 안을 엿보기는 했지만, 올블랙 고양이는 제가 먼저 드럼통 속으로 뛰어들지는 않고, 고등어무늬를 선발대로 앞세워 들여보낸다. 기웃기웃하던 고등어녀석이 별 탈 없이 나오는 걸로 보아 안전한 듯. 쩝쩝 입맛을 다시는 걸 보면 드럼통에 담아 태우려고 남은 음식물쓰레기라도 있는 듯하고. 안전이 확보되고 나서 그제야 올블랙 고양이도 .. 2013. 4. 22.
레이저 눈총 쏘는 한밤의 길고양이 외대에 들렀다가 구석진 곳에 숨어있는 길고양이 가족을 만났다. 완전히 아깽이는 아니지만, 청소년 고양이 정도. 그전에도 고양이가 머무는 자리 근처에 밥그릇용 일회용기가 놓여 있던 걸로 보아, 아마 밥을 챙겨주는 학생이 있는 모양이다. 대학교 근처에는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사람들의 흔적이 종종 보인다. 고양이들이 여유롭게 앉아있는 건, 나와 녀석들 사이가 창살로 가로막혀 있기 때문. 그러니까 고양이는 내가 저희들 근처로 가까이 오지 못할 것을 알고 여유를 부리는 게다. 고양이가 여유를 부린다면 내 입장에서도 아쉬울 것은 없다. 이렇게 창살을 사이에 두고 고양이 일가족과 내가 서로 눈싸움을 하는 형국이 됐다. 맨 앞에 나선 고등어무늬 고양이가 가장 대담한 듯. 나를 보고서도 피하지 않고 나무 턱에 몸을 기.. 2013. 4. 20.
길고양이 네로를 지키는 경복이, 후일담 전에 다니던 회사 뒷골목에 살던 검둥개 경복이. 처음 만났을 때 털이 덥수룩했던 경복이는 그 후 한 차례 미용을 해서 말쑥해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처음에는 같은 골목에 사는 다른 개인가 했는데, 목에 맨 보라색 리본을 보고서야 경복이와 같은 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덥수룩한 털에 가려져 있던 동그란 눈도 또렷하게 드러나 훨씬 더 어려보인다. 사람도 머리 모양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진다는데, 동물이라고 해서 예외는 없다. 하지만 경복이의 평소 모습은 이런 모습. 경복이가 지켜주곤 했던 삼색 길고양이 네로도 함께 했다. 역시나 출근길 빠듯한 시간에 휴대폰으로 찍은 거라 남아있는 사진이 몇 장 없지만, 그래도 둘의 다정한 모습을 남겨두고 싶었다. 네로는 그새 새끼를 낳아 얼굴이 홀쭉해졌고, 경복이는 목에 매달았.. 2013.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