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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고양이의 날' 부대전시로 열린 입양캠페인 사진전에 소개했던 18마리 고양이 중
'아이'의 입양이 확정되어, 입양 과정을 담으러 휘루네 보호소에 다녀왔다.
입양 후기는 사진과 글을 정리하면 조만간 올릴 텐데, 그 전에
오늘 보호소에서 만난 다른 고양이 이야기를 잊기 전에 기록해둔다.
입양하러 오신 분이 보호소 운영자분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잠깐 안을 돌아보다가
마주친 고양이의 눈빛이 마음을 끌어 사진을 찍었다. 이 고양이는 후지 마비라
뒷다리를 잘 쓰지 못했다. 그래도 처음보단 많이 좋아진 거라 앞다리 힘만으로
뒷다리를 끌고 돌아다닐 정도로 회복되었다고 한다. 무거운 뒷다리를 이끌고
화장실도 스스로 갈 수 있는 정도가 되었으니까.
낯선 나를 보고 낯가림을 하기보다 "넌 누구니?"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하던 녀석...
갸우뚱 기울인 그 얼굴이 귀엽지만, 구부러진 채 늘어진 왼쪽 뒷발이 눈에 밟혀
마음이 착잡했다. 이 고양이를 안아주려면 몸을 낮추고 안아줘야 한다고 하는데
이유는 누군가에게 심하게 맞아 다쳤기 때문에...키 큰 사람을 보면 그때의 공포가
되살아나는 것 같다고 한다.
고양이를 만나러 돌아다니다 보면, 그저 마냥 고양이를 좋아하기만 할 때는
몰랐던 세계가 있고, 내가 만난 모든 고양이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 어쩔 수 없는 무력감과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그런 고양이들의 사진을 찍고, 그들의 사연을 전하는 과정에서 다행히
좋은 인연이 연결되면, 그것으로 잠시나마 무거운 마음을 덜 수 있지만
문제는 이런 고양이들이 한두 마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천신만고 끝에 목숨을 건지더라도 고양이가 병원이나 보호소에 남겨지면
대부분 입양이 쉽지 않다. 그래서 보호소에는 결국 고양이가 또 한 마리 늘고...
이렇게 보호소가 입양 전 단계의 임시보호소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버려진 고양이의 마지막 안식처가 되어버리면, 초기에는 어느 정도까지
운영이 가능하겠지만 점차 수용 가능한 고양이 수에 한계가 오고 만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입양 활성화밖에는 방법이 없는데, 이게 쉽지 않다.
고양이를 버리고 학대하는 사람 따로 있고, 거두는 사람 따로 있는 현실이
안타깝고 마음 아플 따름이다. 부디 고양이가 좋은 입양처를 찾아가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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