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 엿보기' 즐기는 고양이 일하다가 어쩐지 뒤통수가 뜨끔해서 돌아보면, 스밀라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앞발로 문을 열고 방안 동태를 살피는 거죠. 고양이 앞발 뒷발의 힘은 은근히 세서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도 스스로 문을 여닫을 수 있을 정도랍니다. 약간의 틈새만 있으면 소리없이~ 문을 열 수 있습니다. 저는 평소에 기척없이 걷는 편인데, 그래서 어렸을 때 소리없이 부모님 등 뒤로 다가갔다가 혼이 난 적이 있어요. 일부러 놀래키려고 한 것도 아니고 아무 생각없이 갔을 뿐인데, 십년감수했다며 '고양이 걸음' 걷지 말라고 꾸지람을 듣곤 했어요. 그런데 막상 고양이에게 당해보니 그때 부모님 기분이 어땠을지 알 것 같네요;; 지켜_보고_있다.jpg 저렇게 염탐을 하다가 저에게 들키면 모른체하고 다른 데를 봅니다. 딴청을 부린다고 저에게 .. 2010. 4. 22. 고양이도 우울할 때가 있다 고양이도 우울함을 타는 시기가 있습니다. 놀아달라고 큰 소리로 불렀는데 사람은 별 반응이 없다거나, 약을 먹거나 수액주사를 맞는 등 하기 싫은 일을 어쩔 수 없이 해야할 때가 그렇습니다. 스밀라가 문 앞에서 큰 소리로 불렀는데 급히 해야할 일이 있어 시간을 지체했더니, 저렇게 담요 위에 몸을 축 늘어뜨리고 무기력하게 누워있습니다. 쓰다듬어줘도 그릉그릉도 하지 않고 시큰둥입니다.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반만 뜬 눈과 납작한 귀로 불편한 심기를 온몸으로 뿜어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옆에서 계속 달래주고 놀아주니 눈매가 좀 부드러워지는 것 같아요. 코앞에서 얼굴을 들이대면 시선을 살짝 피합니다. 그 모습이 제 눈에는 은근히 사랑스럽게 보이네요. 저를 보지 않는 척 시선을 먼 곳으로 향하고 있지만, 사실.. 2010. 4. 21. 윙크 기사 보완을 위한 사진들 정양희 선생님과 반려견 윙크의 인터뷰 보완기사를 위한 사진자료들. 중간중간 짬이 날 때 미리 정리해두기로 했다. 원고지 6매, 사진 1장만으로는 전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있다.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 까칠하게 생겼으면서도 한편으론 귀여운 윙크의 모습, 그리고 윙크를 닮은 봉제인형과 비스크 인형들...이런 것을 한 장의 사진에 압축해서 보여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여러 장의 사진이 들어가는 에세이를 더 좋아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2007. 6. 29. 14살 할아버지 개 '찡이'에게 배운 사랑-동물전문출판사 '책공장더불어' 김보경씨 첫 만남에서 피해야 할 화제로 흔히 정치, 종교, 여성 문제를 꼽는다. 자칫하다가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이어지기 쉬워서다. 한데 요즘은 여기에 ‘반려동물’ 항목을 추가해야할 판이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지만, “잡아먹을 수도 없고, 다 컸다고 효도할 것도 아니고, 오래 살지도 못하는데 왜 키우느냐”며 마뜩찮게 여기는 사람들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반려동물은 그 ‘쓸모없는 사랑’의 기쁨을 가르쳐준다. 함께 나이를 먹어갈수록 소중해지는 사랑이란 인간들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다른 생명과도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사람들이 처음에는 자기 집 동물에만 관심을 갖다가, 어느 순간부터 야생동물, 유기동물, 동물원 동물, 심지어 실험동물에게도 연민을 느끼는 건, 이미 그 사랑에 중독됐기 때문이다... 2007. 5. 23. [매거진 Esc] 고경원의 애니멀 퍼스트 5월 17일부터 한겨레신문에 신설되는 문화 섹션 [매거진 Esc]에 동물과 사람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동물 편은 제가, 식물 편은 이명석 씨가 격주로 돌아가면서 쓰게 되었네요. 연재 꼭지명이 '애니멀 퍼스트'로 정해져서 좀 생뚱맞다는 생각은 들지만('레이디 퍼스트' 패러디도 아니고-_-;) 일단 이렇게 갑니다. 둣둣. 2007. 5. 23. 이전 1 ···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