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밀라는 자기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다고 말하고 싶은지, 여느 장난감에는 별 반응이 없습니다.
새로운 장난감을 보여주면 그때나 반짝 호기심을 보일 뿐, 금세 시들한 반응을 보입니다.
하지만 장난감은 귀찮아해도, 한결같이 싫증내지 않는 게 있으니 뗏목타기 놀이입니다.
이것도 놀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바닥에 놔 둔 물건들 위로 옮겨다니며
눕는 걸 보면, 스밀라에겐 정적인 이런 놀이도 나름대로 즐거운 소일거리인가 봅니다.
분명히 스밀라 가방이 아니고 제 가방이긴 한데, 저렇게 나오면 도로 가져갈 재간이 없습니다.
왠지 가져가면 안될 것 같고, 밀어내면 스밀라도 마음이 상할 것 같고 해서요.
하필이면 집에 검은색 가방이 대부분이라, 한번 스밀라가 앉았다 떠난 자리에 묻은
하얀 털을 떼는 것도 큰일입니다.
"오는 사람은 환영하지만, 가는 사람은 붙잡지 않는다"가 스밀라의 원칙입니다.
그래서 귀가할 때 쪼르르 뛰어나왔다가 모른 척 돌아서는 스밀라의 환영의식이
더 반가운지도 모르겠네요.
스밀라는 집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1인용 뗏목을 타고 말이죠.
털이 북실북실하고 하얬던 북극여우의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고양이란 동물이 원래 더운 지방에서
살기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만약 북극에도 고양이가 살 수 있었다면 스밀라처럼 하얀 털옷을
입고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파란 바다 위에 얼음 배를 띄우고 둥둥 세상구경을 하는
스밀라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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