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식탁도 진수성찬도 없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 따뜻해지는 고양이 만찬. 만약 일본여행 중에 야나카 레이엔(谷中霊園)을 들를 기회가 있다면, 운좋게 그 광경을 목격할 수 있을지 모른다. 일본의 유명한 공동묘지 야나카 레이엔에서 열린 '고양이 만찬' 장소를 찾아가봤다.
일본에서 길고양이를 만날 확률이 높은 곳을 세 군데만 꼽으라면 단연 묘지, 절, 주택가 골목이다. 골목이야 한국에서도 길고양이 많기로 유명하지만, 묘지나 사찰에 길고양이가 있다는 건 의외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외진 곳에 있는 데다 인적도 드물어 먹을것도 없어 보이는 한국 묘지와 달리 주택가 한가운데서도 묘지를 흔히 볼 수 있어, 머물 곳이 마땅치 않은 고양이들의 쉼터로 애용된다. 특히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들의 손길은 이들 묘지 고양이에게도 전해진다.
야마노테선 닛포리역 서쪽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야나카 레이엔은 10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대지에 약 7천 기의 무덤이 빼곡히 들어차 그 방대한 규모를 실감케 한다. 길고양이를 만나러 묘지 한가운데로 멋모르고 깊숙이 들어가다가, 자칫하면 묘지에서 길을 잃기도 한다. 묘지 중간중간에 현재 위치와 출구를 알려주는 지도가 있을 정도다. 헨젤과 그레텔처럼 빵조각이라도 떨어뜨리며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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