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마을 지붕에서 볕을 쬐던 고양이. 아직 매끈한 빨간 지붕과, 페인트가 벗겨져 분홍색이 되어가는 지붕이 좋은 대조를 이뤘다. 페인트가 벗겨진 지붕을 볼 때마다, 예전에 만났던 사진가 부부가 생각난다. 단행본에 넣어야 할 사진 때문에 폐가로 사진을 찍으러 갔던 날, 페인트가 벗겨져 너덜거리는 벽을 보고 남편이 그렇게 말했었다. "참 예쁘다". 그날 찍은 사진이나, 했던 이야기는 다 잊어도, 그 말을 할 때 그분의 홀린 듯한 눈빛은 오래 기억에 남았다. 상대방이 벗겨진 페인트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야기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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