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턱시도를 입은 이 아기 고양이도, 두 팔을 한껏 벌리고 엄마 꼬리를 단숨에 움켜잡을 기세입니다.
제 딴에는 진지한데, 보는 저는 어찌나 귀엽고 재미난지요.
엄마 고양이는 뒤돌아보진 않았지만, 등 뒤에서 덮쳐오는 어두운 그림자를 느꼈는지
두 귀를 쫑긋 세우고 마징가 귀 모양을 하고 있네요.
엄마 꼬리는 두 녀석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노랑둥이가 팔짱 딱 끼고 물어봅니다. "맛있어?"
"음, 한번 맛을 봐야 알겠는데..."
"에잇, 나도 먹어볼 테야!"
꼬리를 노리는 노랑둥이 때문인지, 엄마 고양이의 심기가 좀 불편해 보이네요. 엄마 고양이에게도
육아에서 벗어나 휴식할 시간이 필요한가 봅니다.
엄마 고양이가 새끼를 붙들고 꼼짝 못하게 안아버립니다. 이렇게 투닥투닥 하면서 생존을 위한
싸움 기술도 익히게 되지요. 또한 장난으로 싸울 때는 발톱을 집어넣어야 한다는 것도 배우게 됩니다.
바라지 않을까 싶네요. 천방지축 장난만 치는 녀석들을 꼭 붙들고 있으려고요.
"헤헤, 엄마 꼬리 내 거다!"
생후 10주가 지나면 아기 고양이들은 새로운 입양처를 찾아서 아저씨네 집을 떠나게 될 테니까요.
그때가 되면 엄마 고양이도, 꼬리 끝에 느껴지던 새끼들의 장난스런 손길을 그리워하게 될까요?
*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에서는 2010년 6월부터 유럽 고양이 여행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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