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이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덩치며 인상이며, 이래저래 왕초의 기운이 느껴지는 길고양이입니다.
그런데 고양이의 얼굴에 순간 긴장이 감돕니다. 뭔가 위협적인 상대를 만났기 때문일까요? 두 앞발에 힘이 들어갑니다.
5m쯤 떨어진 눈앞에, 젖소무늬 고양이가 의아한 눈으로 왕초고양이를 바라보고 있네요.
온몸으로 동그랗게 표현한 식빵 자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감히 네 녀석 따위가 내 앞에서 식빵 자세를 자랑하다니...질 수 없어!" 뭐 이런 대사가 머릿속에 자동재생되는군요;
게다가 형님에겐 없는 달콤한 딸기우유색 분홍코도 있다고요."
귀를 납작하게 하고 넙죽 엎드려도 모자랄 판에, 자신만만하게 식빵 자세를 풀지 않는 젖소무늬 고양이 앞에서
얼룩고양이는 그만 주눅이 든 모양입니다. 제 눈에도, 젖소무늬 고양이의 식빵이 더 완벽해 보이는 게 사실이니까요.
신경쓰지 않으려 해도 자꾸만 시선이 눈앞의 매끈한 식빵 자세 쪽으로 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자꾸만 샐쭉한 눈으로 젖소무늬 고양이를 훔쳐보게 됩니다.
"에이 참...내 신세가 왜 이리 됐누." 시무록하게 꼬리를 내린 채 자리를 옮기는 얼룩고양이입니다.
더이상 자존심을 내세우며 식빵 자세로 젖소고양이와 대적하다가는 자기만 손해일 게 뻔합니다.
그래도 얼룩고양이 너의 연륜을 인정해주는 곳이 있을거야^^ 기운 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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