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말도 없고 소심하고 늘 불안해 보이던 녀석은, 이제 큰 소리로 앵앵 울며 의사 표현을 할 줄도 알고, 배를 드러내고 발라당 누워 재롱도 곧잘 부린다. 보자기 뒤에 숨어 앞발을 휙휙 휘두르며 나를 사냥하려고 덤빌 때를 제외하면, 대개 점잖은 편이다. 민들레 홀씨처럼 털뭉치를 휘날리며 거실과 베란다 사이를 뛰어다니는 스밀라를 보고 있으면, 이 녀석이 내 인생 속으로 들어와 주었다는 게 고마울 지경이다. 무엇보다 어린이집 교사직을 그만두고 한동안 우울 모드에 빠져 계셨던 어머니께 스밀라가 많은 위로가 됐다.
스밀라의 귀여운 짓을 볼 때마다, 어린 시절의 스밀라는 어땠을까 하고 상상해보지만 알 수 없는 일이다. 병원에서는 이빨 상태를 보아 두 살쯤 되었을 거라고 했다. 처음 스밀라에 대한 기록을 시작한 2006년 7월 16일을 스밀라의 새로운 생일로 삼고, 기념해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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