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잘 놀던 고양이가 안 보일 때가 있습니다. 스밀라 때문에 문단속을 철저히 하기도 하고, 또
스밀라가 겁이 많다보니 현관으로 데리고 나가는 시늉만 해도 발톱을 내밀며 뛰어내리는지라
밖으로 나갔을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안 보이면 어디 있는지는 확인해야 마음이 놓여서
여기저기 찾아봅니다. 스밀라 은신처로 가장 유력한 곳은 최근에 들어온 물건 근처일 확률이 큽니다.
10월에 있을 이사 준비를 하느라 깨끗한 종이박스를 틈틈이 주워놓고 있는데, 그 상자 중 하나에
희끗한 털뭉치가 보입니다. 스밀라입니다.
자다 일어났는지 게슴츠레한 눈은 아직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양이의 무거운 졸음은 그렇게 상자 안에 가득 담깁니다. 스밀라가 온지 얼마 안됐을 때
하루는 고양이가 안 보여서 없어졌나 보다 가슴이 철렁했던 때가 있었는데, 고양이의 유연성을 살려
여기저기 숨은 것을 보고 얼마나 안심했는지 몰라요. 이제는 또 어디선가 숨바꼭질을 하고 있겠지
싶어 큰 걱정을 하지 않지만, 그래도 오래 안 보이면 혹시나 싶어 찾게 되니,
고양이와 함께하는 생활은 늘 소소한 긴장을 놓지 않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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