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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카오스 고양이의 숨겨진 과거

by 야옹서가 2007. 4. 8.
요즘 활동하는 밀레니엄 고양이들 중 붙임성이 좋은 카오스 고양이는,《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에서 '고비와 부비' 편에 나오는 임신 고양이 부비가 낳은 새끼 중 한 마리다. 아깽이때 본 길고양이가 당당하고 예쁜 모습으로 자라 활보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고양이 엄마라도 된 것처럼 흐뭇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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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3개월 전 찍은 사진에서 카오스 고양이의 어린 시절 모습을 볼 수 있다. 2006년 1월 밀레니엄 타워에서 찍은 사진. 딱 지금 젖소 아깽이만 한 덩치였을 때다. 밤에 찍어서 상태는 별로 안 좋지만, 얼굴 무늬는 또렷하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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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서 이 정도까지 근접해도 도망가지 않는다. 이마에 번개를 맞은 것 같은 무늬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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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고양이는 젖소 아깽이와 나란히 사이좋게 사료를 먹는다. 길고양이 세계를 지켜보면 고양이에게도 성품이란 게 확실히 있는 것 같다. 어떤 놈은 포악하고, 어떤 놈은 조심스럽고, 어떤 놈은 포용적이고... 고양이 털 무늬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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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무늬 고양이가 어렸을 때(당시 7~8개월 정도?) 는 군기반장 같은 놈이 하나 있어서, 맛있는 별식이 생겨도 섣불리 입을 대지 못하게 했다(사진 참고). 카오스 아깽이가 한입 먹어볼까 싶어 가까이 가면, 황토색 고양이가 이를 드러내며 으릉거렸다. 내 밥을 탐내면 혼내주겠다는 신호다. 겁먹은 카오스 고양이는 움찔하며 한발 물러섰다가, 황토색 고양이가 욕심을 다 채운 뒤에야 조심스레 다가가 남은 사료를 먹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부스러기 몇 조각만 남았을 뿐이다. 아마도 카오스 고양이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살리며 새끼 고양이들에게 잘해주는 건 아닐까, 내 마음대로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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