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려고 널어놓은 옷가지나 수건 같은 곳에 드러눕기 때문에;; 이 가방은 그래도 털 떼기가 수월하거든요.
심부름 갔다가 얻어온 천가방인데, 도톰하고 무엇보다 바닥에 천이 이중으로 덧대어져 있어서
모서리에 머리를 기대기가 편해서 스밀라가 베개로 애용합니다. 스밀라가 가방을 노리기 시작한 초창기에나
털을 신경쓰지, 아예 '고양이는 늘 뭔가 깔고 앉는 동물이다' 하고 포기하면 여러 모로 마음이 편합니다.
발라당 드러누운 자세의 감상 포인트는 살포시 꼬아준 앞발.
아무래도 발이 한 쪽 밖으로 나오는 것은 용납이 되지 않았던지, 다시 한번 슬그머니 자세를 바꿉니다.
약하나마 지지대가 되어주어서 꼬리를 받쳐줍니다. 어딘가에 끼인 듯한 자세를 좋아하는
고양이인 터라, 사람 눈에는 옹색하고 좁아보이는데 제 딴에는 만족스러운가 봅니다.
좁은 가방 위에서도 나름대로 발라당을 선보이는 스밀라의, 일명 '고슴도치 자세'입니다.
둥글게 등을 굽힌 모습이, 꼬리만 없으면 영락없는 고슴도치 누운 모습입니다.
흰 캔버스천 가방을 사서, 가방에 누운 모양대로 윤곽선을 따서 그려봐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스밀라가 없을 때도 가방을 좋아했던 스밀라의 모습을 기억할 수 있게 말이죠.
편안한 눈빛으로 그윽하게 저를 마주보는 스밀라입니다. 바닥에 몸을 눕힌 스밀라를 찍으려면
저도 똑같이 몸을 낮추고 물개 자세로 사진을 찍습니다. 그럴 때면 스밀라와 저도 키가 비슷해져서
스밀라의 마음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길고양이를 찍을 때도 종종
바닥에 드러눕긴 하지만, 아무래도 집에서처럼 안심하고 바닥에 납작 드러눕기란 쉽지 않아서,
집에서 찍는 고양이의 사진에는 좀 더 편안한 마음이 묻어나게 돼요. 스밀라도 절 올려다볼 때나
제 발치만 볼 때보다, 제가 누워서 눈을 맞춰주면 더 좋아하는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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