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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 고양이] 096. 길고양이 계단 계단이란 사람의 보폭에 맞게 설계된 시설물인지라 길고양이 보폭에 맞을 리 만무하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한 발씩 계단을 오릅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계단 옆에 바퀴달린 가방을 위한 경사로가 있듯이, 길고양이가 다니는 낮은 계단이 있으면 좋겠다고요. 왜 길고양이 계단 따위를 만드느냐고 누가 그러면 키 작은 아이를 위한 계단이라고 말해줘도 됩니다. 아이도, 길고양이도 같이 다닐 수 있는 계단이라면 나보다 작은 것에도 배려하는 마음이 있는 도시라면 사람도 조금 더 살기 좋은 곳이 되지 않을까요. 구독+ 버튼으로 '길고양이 통신'을 구독해보세요~ 트위터: @catstory_kr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2010. 11. 7.
[폴라로이드 고양이] 095. 우유식빵의 추억 고양이가 식빵을 잘 구웠는지 평가할 때 앞발 반죽이 튀어나오지 않는가 보는 것은 식빵 품평의 원칙 중에서도 가장 기본입니다만, '식빵의 달인' 냥 선생님의 엄격한 기준에는 미치지 못해도 타고난 미모로 추가점수를 얻는 고양이도 있었습니다. 몸에 뽀얀 우유를 품고 태어난 밀크티도 그랬습니다. 밀크티가 한번 식빵을 굽기 시작하면 "우윳빛깔 밀!크!티!" 하고 소리 높여 응원을 보내는 동네 소녀 길고양이들이 몰려들곤 했습니다. 반죽이 다소 삐져나오더라도 밀크티의 식빵은 언제나 빵집에서 가장 먼저 품절되곤 했습니다. 빵 반죽에 아무런 첨가물을 넣지 않고도, 그냥 눈으로 베어물기만 해도 달콤한 것이 밀크티 식빵의 매력이었습니다. 겨울이 다가오면, 100년만의 폭설이 내린 날 이후로 종적을 감춘 밀크티의 모습이 생각.. 2010. 11. 6.
[폴라로이드 고양이] 094. 흑백영화 주인공처럼 "당신은 왜 나를 봐주지 않는 거죠? 너무하네요!" 예의상 코 인사라도 해주면 좋을 텐데, 무심한 턱시도냥은 그저 다른 곳만 바라보네요. 유난히 오똑한 코를 하고서 우수어린 얼굴로 턱시도 고양이를 올려다보는 고양이 모습이, 꼭 오래된 흑백영화 속 비련의 주인공 같아 상상의 날개를 펼쳐봅니다.^^ 구독+ 버튼으로 '길고양이 통신'을 구독해보세요~ 트위터: @catstory_kr ↓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2010. 11. 5.
[폴라로이드 고양이] 093. 가을이 오는 소리 나뭇잎 가만히 움켜잡은 고양이 발 밑으로 사각사각, 바스락 소리 나기 시작하면 가을은 이미 곁에 다가와 있습니다. 낙엽을 꼭 움켜쥔 고양이의 앞발을 나도 꼭 잡아 따뜻하게 데워주고 싶은, 그런 늦가을 오후입니다. 구독+ 버튼으로 '길고양이 통신'을 구독해보세요~ 트위터: @catstory_kr ↓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2010. 11. 4.
[폴라로이드 고양이] 092. 냥 선생님의 시범 고양이가 식빵을 굽는 데도 기술이 필요합니다. 제딴에는 둥그런 식빵을 굽는다고는 하지만, 두 앞발을 가슴 아래 제대로 접어넣지 못해서 반죽이 삐죽 비어져나온 녀석이 태반입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식빵의 달인 냥 선생님은 내심 심기가 편치 않습니다. "식빵은 빵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 제대로 구워야 하건만...풋내 나는 것들이 그저 모양만 대충 흉내내면 다인 줄 아는구먼." 선생님의 꾸지람이 공허한 말로 그치지 않는 것은 직접 시범을 보여주시기 때문입니다. 묵묵히 식빵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냥 선생님의 솔선수범에 나는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독+ 버튼으로 '길고양이 통신'을 구독해보세요~ 트위터: @catstory_kr ↓ '손가락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2010. 11. 2.
[폴라로이드 고양이] 091. 길고양이의 '마징가 귀' 등 돌리고 앉은 길고양이를 만나면, 뒤에서 살금살금 다가가 놀래켜주고 싶은 장난기가 돌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아무리 발소리를 죽이고 다가가도, 심지어 등을 돌리고 있어도 이미 알고 있어요. 뒤에서 뭔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요.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요? 고양이에겐 마징가 귀가 있거든요. "나는 네가 몰래 다가온 걸 알고 있다." 하는 듯한 준엄한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는 길고양이. 통통한 엉덩이를 토닥토닥해주고 싶어요. 고양이가 마징가 귀를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입니다만, 뒤에서 어떤 소리가 들릴 때, 혹은 갑자기 놀랐을 때, 혹은 뭔가 심기가 불편할 때도 마징가 귀를 한다고 해요. 마징가 귀일 때 고양이가 가느다랗게 실눈을 뜨면, 마치 의혹에 빠진 듯한 눈빛처럼 보여서 귀여워요. 마음은 바쁘지만,.. 2010.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