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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고등어냥이 사진을 어젯밤에 올리려고 했는데 넘 피곤해서 휙 자버렸다. 오늘 집에 가서나 올릴 수 있을듯. 파주 취재를 갔다가 아기고등어냥이를 만났다. 두 손으로 쥐면 폭 감싸쥘 수 있을만한 크기인데 딱하게도 철창 안에 갇혀 있었다. 얼굴의 무늬가 정확한 대칭형인데다 아방한 표정으로 빤히 바라보는 모습이 귀엽다. 사진을 찍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니 회색냥이가 아기냥이를 보호하려는 의도인지, 불안하게 왔다갔다하면서 나를 경계하는 눈빛으로 노려본다. 발 크기는 비슷해 보이는데, 역시 나이 많은 쪽이 키는 훌쩍 크네. 1층에는 아기고냥이, 2층에는 러시안블루인 듯한 회색냥이 한 마리가 있었는데, 철창 한가운데가 뚫려 있어 오르내릴 수 있게 되어 있는 구조였다. 덕분에 고양이 다리로 만든 아치에 아기고냥이 숨은 진풍경도 목격. 2005. 5. 3.
★외대 고양이 외대 근처에서 밥 먹으러 가는 길에 고양이를 만났다. 담벼락 위를 살금살금 걷던 고양이는 찰칵-하는 셔터 소리에 뒤를 돌아보고는, 그 자세로 멈춰 서서 오랫동안 나를 쳐다보았다. 안전거리를 확보했기 때문에 안심하고 여유를 부리는 것이다. 교감이라고까지 말하는 건 좀 거창하지만, 이렇게 고양이와 눈맞춤하는 순간이 좋다. 생각해보면, 떠돌이 개는 잘 안보이지만, 유독 길고양이는 많은 것 같다. 집을 나온, 혹은 버려진 개들은 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또 하나 궁금한 것은, 개는 목줄을 매고 주인을 따라 산책하러 나오지만, 고양이가 목줄을 매고 산책하는 모습은 한번도 본적이 없다. 개들이 흔히 그러듯이, 고양이가 주인보다 앞서 열심히 달리는 모습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고양이는 어딘가를 지긋이 바라보거나, 혹.. 2005. 4. 17.
고양이 기지개 요가 자세 중에 고양이 자세가 있다. 허리를 한껏 둥글리면서 위로 치켜올렸다가, 반대로 엉덩이를 쭉 빼면서 허리를 낮추는 운동인데, 이 사진을 보면 고양이 자세의 첫번째 모양만큼은 확실히 따라할 수 있겠다. 몸을 쭉쭉 펴니 시원한지, 기지개 켜는 내내 눈을 꼭 감은 얼굴 표정이 재미있다. 왼쪽 앞발 먼저 쭉 뻗고 오른쪽 앞발도 마저 뻗고 뒷다리 스트레칭도 빼놓을 수 없다. 꼬리도 덩달아 뒤로 쭉- "기지개 켜는 거 처음 보냐?"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밀레니엄 고양이다. 뭘 해도 불만스런 인상인 건, 눈이 동그랗게 떠지지 않기 때문 아닐까. 고등어를 갖다주면 저 눈매도 좀 달라지려나. 2005. 4. 11.
☆고양이집 고양이의 과거 안국동 고양이집에 대한 사진을 다시 뒤적여보았다. 프로필 사진처럼 정색하고 예쁘게 찍은 사진보다는, 고양이를 발견한 장소에 대한 추억이 있고, 고양이 특유의 미묘한 성격 같은 것을 보여주는 사진에 더 마음이 끌린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를테면 내가 고양이집 고양이에 애착을 느끼는 건, 어렸을 적 내가 살았던 동네에 살고 있다는 점 때문이고, 덧붙여 자동차 밑 그늘에 앉아 세상 구경을 즐기는 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또한 밀레니엄 고양이의 매력은 '도심에서 숲고양이처럼 살아가는 법'을 보여주는 데 있다. 이들 말고도 또 어떤 고양이가 나를 설레게 할지 모른다. 고양이를 키울 수 없어도, 고양이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유리동물원은 한동안 길고양이 블로그로 운영될 수도 있을 .. 2005. 4. 7.
그동안 살찐 고등어고양이 거의 한 달 전쯤 내 무릎 위에 넙죽 앉았던 밀레니엄타워의 고등어무늬 고양이를 다시 만났다. 묵념을 하는 듯한 자세지만, 실은 금방 던져준 천하장사 소세지 토막을 입에 넣는 중이다. 역광으로 찍으니 묵직한 양감이 느껴져서 조그만 공룡 같다. 무엇보다 꼬리의 도톰한 느낌이 마음에 든다. 이미 오후 7시 반을 넘어서 날은 어둑어둑하고 스트로보도 없었는데, 디카라면 감도를 조절하면 됐겠지만 갖고 있던 건 FM2 뿐이었다. 조리개를 1.4까지 열고 셔터 스피드를 15분의 1초까지 내렸는데도 계속 노출 부족이다. 더 이상 셔터스피드를 내리면 흔들려서 심령사진이 될 것 같고, 그렇다고 뜸들이다 고양이가 훌쩍 가 버리면 대략 허무할거고. 두 장을 연달아 찍었는데 그나마 잘 나온 컷이 이거다. 이런저런 이유로 화질은 .. 2005. 4. 5.
★졸음에 겨운 고양이집 고양이 고양이집 고양이의 소식을 듣고 다음번에 찾아갔을 때 고양이를 다시 만났다. 두 고양이가 거의 노부부 같은 분위기로 졸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기록으로 남겨야 할 것 같아서 찍었다. 잊혀지는 것보다 그 편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길고양이의 수명은 3년, 이라는 말이 자꾸만 머릿속에서 맴돈다. 그 말을 되새길 때마다 덩달아 허무해진다. 2005.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