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고양이 여행] 한국
겨울을 무사히 넘긴 새끼 길고양이, 어른되다
야옹서가
2010. 5. 4. 08:01
사고사와 병사로 짧게 끝나기 쉬운 길고양이의 삶이지만, 힘든 시기를 무사히 넘기고 살아남은 모습을 보면
내가 키운 고양이는 아니어도 대견한 마음에 어쩐지 뿌듯하다. 작년 10월 초 처음 만난 어린 길고양이도 그랬다.
겨우내 드문드문 얼굴을 보았지만 제대로 찍을 수 없었는데, 그 사이에 부쩍 자라 어른이 다 됐다.
몸매는 여리여리하고 얼굴에는 약간 앳된 기운이 남았지만, 청소년 고양이의 단계는 넘어섰다.
고양이 은신처 근처에는 주기적으로 밥을 챙겨주는 어르신이 계신다. 3마리 일가족이 이 영역을
지키고 있는지라 먹을 것이 확보되지만, 다른 고양이들도 드나드는 터라 아주 만족스럽지는
못한 듯. 허기가 지면 습관적으로 쓰레기봉투를 뒤질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해맑은 눈이, 사람을 경계하는 눈으로 바뀌기까지 얼마나 많은 경험을 해왔을 것인지.
저 얼굴과 비슷한 표정을 오래 전에 본 적이 있다.
다행히 지금은 결막염으로 추정되던 눈병도 낫고, 건강상태도 좋아진 듯 싶다.
혼자서도 엄마의 등을 너끈히 받쳐줄 만큼 자랐다.
미동도 하지 않고 새끼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얼굴은 동그래졌지만 매서운 눈매는 여전하다.
녀석이니까, 앞으로도 잘 버텨주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할 뿐이다. 경험으로 습득한 인간에 대한 두려움과
조심성을 잃지 않는다면, 가능하리라 믿는다.
고양이를 좋아하세요? 길고양이 통신 블로그를 무료구독+해 보세요.[배너 클릭!]
오늘 업데이트된 '길고양이 코점이' 이야기도 함께 읽어보세요~